top of page

Empty to Be Filled

2012, 가나아트센터, 평창동

 

가나아트는 명상과 수행, 슬픔의 치유를 주제로 주변의 버려진 물건들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해 온 이성미 작가(1977-)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성미 작가는 2002년 보스턴 엠마뉴엘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2005년 메릴랜드 미술대학원에서 조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으로 진출, 뉴욕시 아카데미 뮤지엄이 주는 조각부문 S.J. 울리스 트루만상 등 미국 유수의 작가상들과 레지던트 쉽을 받아왔다. 또한 아트 인 아메리카 등 해외 유명 저널에서도 크게 소개된 적이 있는 이성미 작가는 최근 김종영 미술관에서 선정하는 오늘의 조각가 3인에도 선정되어 작품세계를 인정받은 바 있다.

 

열 다섯 살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경험한 내적 혼란과 문화적 체험들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유리 조각이나 나무 조각 등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버려진 물건들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작업한 그녀의 결과물에는 마음의 평화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가령 레진으로 만든 투명한 연꽃조각이나 흰 레진을 들이부어 마치 눈물이 쏟아지는 듯한 형태 등의 작업들, 혹은 투명한 아크릴 박스 안에 담아낸 그을음이나 연기의 흔적들이 만들어낸 형상들 이 모두는 형태는 단순하지만 새로운 사물을 번뜩 등장시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순간적인 충격을 주면서 한편으론 깊은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한다. 이렇게 그녀의 작품들에는 다양한 표현의 변주와 함께 그녀만이 지닌 사물에 대한 깊은 감수성이 녹아 들어가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Empty to be Filled'라는 제목으로 비움과 채움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혼합매체의 조각, 설치 작업들과 평면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채움과 비움, 있음과 부재, 실체와 여백 등 공간을 이해하고 보여주는 중층적 시각을 미니멀한 형태로 제시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무것도 없는 무(無)로부터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되고 이러한 생명체는 결국 다시 무(無)의 세계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환에 담긴 내밀한 질서와 호흡을 느끼게 될 것이다.

bottom of page